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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마음대로 작품 보기

김승주

내 마음대로 작품 보기

현재 뜨고 있는 작가와 과거 작가 사이에 유사한 미술 기법을 확인할 수 있는 몇몇 사례가 있다. 그 중 한 사례로 얀 반 에이크의 <아르놀피니 부부>와 마르첼로 바렌기의 <거울 속 자화상>의 유사성을 꼽을 수 있다. 얀 반 에이크는 누구일까. 물론 미술사가들에게 얀 반 에이크는 중세 미술에 대한 고찰을 한 번이라도 했으면 정말 익숙한 인물이다. 그렇다면 마르첼로 바렌기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은가. 바렌기는 유튜브 시대 떠오르는 드로잉 영상의 샛별이라고 볼 수 있다.


얀 반 에이크 <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>, 1434, 패널에 유화, 82 x 60cm, 내셔널 갤러리, 런던

얀 반 에이크, 그는 누구인가. 얀 반 에이크는 필리프 선량왕의 궁정 화가이자 극사실주의 화풍의 대가이다. 그에게 있어서 자연은 신을 구현하는 것이었고 일상 사물들로 가장한 종교적인 상징들을 그림으로 채워 나갔다. 얀 반 에이크의 <아르놀피니 부부>를 살펴보면 이것은 파놉스키에 따르면 결혼 증명서 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. 그렇지만 이것이 어떤 맥락에서 그려진 것인지 아직까지 밝혀지지는 않았다. 인물은 아르놀피니라는 이탈리아 상인으로 곧 부부가 될 두 인물이 손을 잡고 마치 결혼 서약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. 사실 이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. 바로 볼록 거울이다. 볼록 거울 안에는 파란색, 붉은색 옷을 입고 있는 인물들이 부부와 더불어서 비쳐지고 있다. 즉, 같은 공간 안에는 이 부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두 명 역시 존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. 그리고 거울의 위쪽에는 “Johannes de eyck fuit hic”라고 적혀 있다. 이것은 “얀 반 에이크가 거기에 있었다.”라는 뜻이다. 그래서 두 인물 중 한 명이 얀 반 에이크가 되고 결혼의 증인의 역할을 한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. 그래서 볼록 거울은 화면에서 공간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면서도 마치 그림 속의 공간이 화가가 존재하는 현실의 공간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만들고 있다. 

 
마르첼로 바렌기 <거울 속 자화상>, 2019, 카드보드지에 색연필과 마카, 35 x 25cm, 현재 대원뮤지엄에서 전시중(~8/22)

마르첼로 바렌기의 이번 전시에서도 얀 반 에이크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 등장했다. 바로 <거울 속 자화상>이다. 그림에는 손거울과 그 안에 비친 인물의 모습, 예측하건대 바렌기의 모습으로 추정된다. 물론 볼록 거울에 있는 인물을 포함해 4명의 인물이 등장한 얀 반 에이크의 작품과 다르게 1명의 인물만 등장하고 있기는 하다. 그렇지만 화면에서 공간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측면은 유사하지 않은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. 얀 반 에이크의 작품이 거울 밖과 안의 세상을 표현하는 것처럼 바렌기도 그러한 표현을 차용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. 바렌기의 거울 밖의 세상이 자신의 드로잉이라면, 거울 안의 세상은 자기 자신, 바렌기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지, 은연중에 작가는 중세 미술 작가의 한 측면에 공감한 것이 아닌지, 얀 반 에이크가 극사실주의 화풍의 대가이므로 많은 모티브를 받은 것은 아닌지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맴돈다. 그렇다면 관람자 입장에서는 중세 미술에서 추구했던 기법을 현대 미술과 연결시킬 수 있지 않을까.


김승주 rami1011@hanmail.net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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